[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2017] 트레빈예 - 모스타르 - 사라예보. 드문 드문 기록된 나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2017 8-9월
어째서인지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는 발칸반도 여행에서 정말 좋았던 여행지로 남아있는데 일기장엔 기록이 별로 없다.
너무 좋아서 흡수 하느라 일기 쓸 정신따윈 없었던 건가.
인스타그램엔 열심히 기록을 남겼던것 같은데 확실히 실시간으로 직관적 기록이 용이한 인스타그램이 좀 더 편리했다.
남미 여행 당시 6개월이 기록이 담긴 일기장과 카메라를 도둑맞고 엉엉 울며 모든 기록을 디지털화 하기로 마음먹었지만
뼛속까지 아날로그 성향이라 쉽지 않다.
벌써 8년전 일이지만 아직 생각하면 속이 저릿저릿 해 오는 남미기억
각성하고.
몬테네그로의 샤블약 Zabljak에서 버스를 타고 닉식 Niksic까지 이동한다.
몬테네그로는 ‘검은 산’ 이라는 뜻인데, 그 절경은 형언할수 없다. 황홀할 지경이어서 창 밖 경치를 감상하며 달리다보면 금방 도착.
샤블약은 사실 작은 산골 동네(국립공원)여서 샤블약 발 버스는 없고 포드고리차 또는 부드바까지 가는 버스가 경유 하는 지역이다.
거리별 요금이 책정 되기때문에 버스 기사 입장에선 멀리가는 손님을 태우고 싶어하지 닉식처럼 애매한 거리 손님은 꺼리는 편인데,
돈 내고 버스 타면서 기사 눈치봐야하는 웃긴 상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첫번째 버스는 그렇게 튕기고 두번째 버스에서 일단 가방부터 들이밀고 닉식이라 말하자 잠시 난처한 표정을 지었지만 어차피 버스에 자리가 남아있어서
탑승 성공 ㅋㅋㅋㅋㅋㅋㅋ 가난한 배낭여행의 묘미 아닌 묘미?
원래 Niksic 터미널을 들리는 버스가 아니었던지 터미널 근처의 교차로에서 우리를 내려주고 버스는 다시 떠났다.
배낭을 앞뒤로 둘러매고 트리빈예로 가는 버스 시간을 맞추기 위해 파워워킹 시작...
(에티오피아에서부터 쌓여온 짐을 한국으로 보내지 못해) 무거운 배낭을 앞뒤로 맨 채로 한여름의 대낮에 파워워킹은 환장의나라 디질랜드 입니다.
나의 숨넘어가는 파워워킹에도 불구하고 매우 타이트하게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다행히 버스도 연착이 되었다 하여 티케팅 성공!
“헥헥헥 2시 버스 혹시 탈수있어여??????”
“버스 여기 없어요 :((“
“놓친거에요?? 다음꺼 언제에요?ㅠㅠㅠㅠ”
“버스 여기 없어서 탈수있어요.”
“..네? 아 아직 안왔다고여????? 나이스”
약간의 소통문제가 있었으나 친절하신 직원언니께서 나를 포기하지 않으신 덕에 전 버스를 탈 수 있었읍니다.
구불구불 돌산 길을 달려 국경을 건넌다.
버스로 국경을 건너는 일은 언제고 몇번이고 겪어도 새롭다.
섬나라 아닌 섬나라 국민은 이렇게 육로이동이 즐겁읍니다..
국경선이 산을 가로질러 나 있어서 멋진 풍경 감상하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입국!
조금을 더 달려 트레빈예 Trebinje에 도착했다.
아주 한적하고 관광객의 방문이 뜸한 동네.
나즈막한 벌거숭이 산들이 주홍빛 지붕을 바둑 놓은 마을을 감싸고 있는 정말 ‘평화롭다’의 정의 그 자체.
미리 물색해 둔 호스텔을 향해 걸어가는 십오분 남짓의 짧은 시간에도 이곳이 얼마나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인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도착한 호스텔은 Hostel Polako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호스텔인데, 깔끔하고 포치에 앉아서 보는 석양이 너무 아름다우며, 주변산들을 트레킹 하기위한 호스트의 정보가 배려깊으며,
모든사람이 친절한 곳!
그의 손에 쥐어지는 합격목걸이.


